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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기판, 중국에 밀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 먹거리

by kisado64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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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이슬아 
📅 발행일: 2025년 3월 5일
📌 출처: 주간동아

 

 


📖 목차

1. 삼성, 인터포저까지 유리로

2. 유리 인터포저 개발 난도 높아

3. 삼성 디스플레이 시너지 효과 기대



“2030년쯤에나 상용화될 것 같던 유리기판이 급부상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블랙웰 발열과 실리콘 포토닉스(광통신 기술) 도입이 그것이다. 유리기판에 시큰둥하던 엔비디아와 TSMC가 계속되는 발열을 해결하고자 아주 긍정적으로 태도를 바꿨고, 조만간 AI(인공지능) 반도체가 구리 같은 금속 대신 광 기반 통신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광 손실이 적은 유리기판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가 최근 들썩이는 유리기판 시장에 대해 2월 24일 인터뷰에서 분석한 말이다.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유리기판 상용화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AI 반도체의 플라스틱 기판 등을 대체해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할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전력 소모, 내열성, 가격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소재를 능가한다. 이달 초에는 삼성전자가 유리기판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시장 이목이 쏠렸다.


1. 삼성, 인터포저까지 유리로

Q: 유리기판을 적용하면 AI 반도체 성능이 얼마나 개선되나.

A: “AI 반도체는 프로세서(GPU·데이터 처리) 속도가 아주 빠르다. 그래서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는 속도도 함께 빨라져야 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라고 하는 대역폭을 높인 메모리가 등장한 배경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와 HBM 사이 작용을 비유하면 1024차선 정도 도로에서 데이터가 마구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다. 당연히 엄청난 열이 발생한다. 근래 블랙웰 출시가 지연되고 노이즈가 계속되는 이유도 바로 발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플라스틱 기판으로는 발열을 잡는 데 한계가 있으니, 열을 잘 배출하는 유리로 기판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전력 소모나 통신의 원활함 측면에서도 플라스틱보다 유리가 더 효율적이다.”‌

 

Q: 삼성전자는 왜 유리기판 시장에 출사표를 냈나. 이미 삼성전기가 유리기판을 만들고 있는데.

A: “명칭이 같아서 많이 헷갈려 하는데, 각각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 다르다. 삼성전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리기판의 정의처럼 맨 아래 플라스틱 기판(FC-BGA)을 글라스 코어 기판으로 바꾸겠다는 얘기다(그림 참조). 반면 삼성전자는 실리콘 인터포저(중간 기판)를 유리 인터포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둘은 용도와 스펙에서 차이가 난다. 글라스 코어 기판이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면, 유리 인터포저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측면이 크다. 실리콘 인터포저는 반도체 웨이퍼를 잘라서 만드는데, 웨이퍼 공급이 계속 부족하기도 하고 시간이 갈수록 인터포저 면적이 점점 넓어지기 때문에 원래 웨이퍼 1장에서 열 몇 장씩 나오던 게 이제는 8장밖에 안 나온다. 그럼 앞으로 비용이 너무 커진다. 그래서 더 싼 유리로 인터포저를 만들려는 것이다. TSMC, 삼성전자처럼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GPU와 HBM을 부착하는 ‘2.5D 패키징’ 기업이 주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Q: SKC(앱솔릭스) 유리기판은 글라스 코어 기판 쪽인가.

A: “그렇다.”

Q: 글라스 코어 기판과 유리 인터포저 중 기술적으로 더 구현하기 어려운 것은.

A: “두께, 회로 선폭 모두 유리 인터포저가 훨씬 정밀하다. 글라스 코어 기판은 대부분 800㎛(마이크로미터) 정도 두께를 요구하는데, 유리 인터포저는 400㎛가 초창기 모델이고 궁극적으로는 170㎛까지 얇아져야 한다. 숨만 세게 쉬어도 깨진다고 할 정도다(웃음). 그만큼 정밀하기 때문에 유리 인터포저 개발이 난도가 더 높다.”

2. 유리 인터포저 개발 난도 높아

 

 

Q: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모두 개발에 성공하면 삼성이 유리기판 시장에서 앞서가는 건가.

A: “유리로 다 바꾼다고 해서 AI 반도체 성능이 확연히 좋아질지는 잘 모르겠다. 둘 중 하나만 유리인 게 나을 수 있다. 물론 둘 다 바꿔서 더 좋을 수도 있다. 이는 실제 생산에 들어가 봐야 안다. 이보다 중요한 건 삼성 파운드리가 고객사가 선택할 옵션을 하나씩 더 갖게 된다는 점이다. 어떤 고객은 인터포저는 그대로 실리콘을 쓰고, 글라스 코어 기판만 적용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런 요구사항을 맞춤형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큰 무기가 된다.”‌

 

Q: 삼성전자가 유리 인터포저 생산을 ‘외주’로 돌린 이유는.

A: “유리 가공업 자체가 대기업이 하기 힘들다. 실리콘은 잘 만들다 보면 나중에 황금 수율이 나온다. 그런데 유리는 그렇지 않다. 유리 안에 각기 다른 미세한 기포가 있어서 열·불산 처리, 유리관통전극(TGV) 과정에서 기포가 더 많은 쪽에 자꾸 균열이 생기고 깨진다. 수율을 맞추기 어렵다 보니 인건비, 간접비가 비싼 대기업이 직접 하기보다 협력사로부터 양품만 받는 게 더 낫다. 또 유리 가공업은 화학약품 하수 처리, 미세 유리 가루 필터링 등 환경 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오염 산업인데, 기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요구되는 기준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는 유리라는 소재를 다뤄본 경험이 없다. 반도체를 하다 보니 실리콘에 대한 이해는 뛰어나지만 유리에 대해선 아는 바가 별로 없다. 그러니 관련 경험이 많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맡기는 것이다.”‌

 

Q: 삼성디스플레이가 있지 않나.

A: “물론 삼성디스플레이도 공급망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Q: 삼성전자 공급망에 들어갈 기업들을 꼽는다면.

A: “우선 유리에 미세한 구멍(비아홀)을 뚫어 상하 간 통신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TGV 레이저를 갖고 있는 필옵틱스, 그리고 유리기판용 박리액·현상액 같은 화학 소재를 가장 많이 납품하는 와이씨켐이 자주 거론된다. 또 유리라는 게 투명체이지 않나. 투명체는 3D(3차원)로 검사해야 하기에 ‘3D AOI’라는 검사 기술을 가진 에이치비테크 등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리를 아주 얇게 박막화해야 하는 유리 인터포저 특성상 유리를 슬리밍하는 켐트로닉스 같은 기업도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얇게 만든다고 끝이 아니라 두께 편차도 굉장히 적어야 하는데, 이 편차를 맞추고 평탄화하는 공정이 화학기계적연마(CMP)다. CMP 쪽에는 케이씨텍이 있다. 그 밖에 비아홀을 낸 이후 구멍이 제대로 뚫렸는지 검사하는 넥스틴, 구멍 사이사이를 아주 미세하게 세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제우스 등도 거론된다. 한국이 한때 디스플레이 강국이었지 않나. 그렇다 보니 유리 관련 좋은 요소 기술을 가진 업체가 많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에 밀리면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 유리기판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먹거리를 찾은 상황이다.”

3. 삼성 디스플레이 시너지 효과 기대

 

Q: 유리 인터포저는 특히 검사 장비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던데.

A: “앞서 말했듯이 아주 박막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그걸 검사하는 과정도 훨씬 힘들다. 그래서 원자현미경 같은 장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파크시스템스 같은 원자현미경 업체에 수혜가 갈 수 있다.”‌

 

Q: 필옵틱스 등 대표 관련주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던데, 여전히 투자가치가 있나.

A: “필옵틱스, 와이씨켐, 에이치비테크 주가가 많이 오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켐트로닉스, 케이씨텍, 넥스틴, 제우스 같은 기업은 이제 막 유리기판 밸류체인으로 분류되기 시작해서 업사이드가 있다고 본다.”‌

 

Q: 삼성전기와 삼성전자를 모두 포괄한 삼성 유리기판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A: “SKC는 조만간 유리기판 양산에 들어간다. 그런데 삼성에선 양산품이 나온 적이 없다. SK가 훨씬 앞서 있다는 뜻이다. 다만 삼성이 삼성 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

 


🔑 키워드

#유리기판 #삼성전기 #삼성전자 #필옵틱스 #와이씨켐 #에이치비테크 #S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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